반응형 밥상이야기1 밥상 이야기/황정희 밥상 이야기/황정희 둘째 가졌을 무렵입니다 하루는 장 보러 나갔다가 왜 그리 칼국수가 먹고 싶던지요 층층시하 먹고 싶은 것 따로 챙길 여유 없던 시절 난데없는 칼국수 생각 참 난감했습니다 배 속 아이는 여전히 칭얼대고 좁은 시장통에 서서 한참 머뭇거리다 칼국숫집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바지락 칼국수 한 그릇 시켰습니다 배 속 아이는 얌전히 기다리고 문밖 소음도 저만큼 물러났습니다 무심코 앉았는데 주방에서 호박 써는 소리 마늘 다지는 소리 냄비 뚜껑 여닫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 누군가 내 밥상을 차리고 있었습니다 문득 몇 해 동안 한 번도 밥상을 받아보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삼시 세끼 새로 지은 밥에 국에 나물에 밥상을 차려 내면서도 나는 늘 귀퉁이에서 허겁지겁 끼니를 때우는 밥 하는 여자였습니다.. 2024. 4. 3. 이전 1 다음 반응형