반응형 국민학교1 풍산국민학교/안도현 풍산국민학교/안도현 고 계집애 덧니 난 고 계집애랑 나랑 살았으면 하고 생각했었다 1학년 때부터 5학년 때까지 목조건물 삐걱이는 풍금 소리에 감겨 자주 울던 아이들 장래에 대통령 되고 싶어하던 그 아이들은 키가 자랄수록 젖은 나무 그늘을 찾아다니며 앉아 놀았지만 교실 앞 해바라기들은 가을이 되면 저마다 하나씩의 태양을 품고 불타올랐다 운동장 중간에 일본놈이 심어놓고 갔다는 성적표만한 낙엽들을 내뱉던 플라타너스 세 그루 청소 시간이면 나는 자주 나뭇잎 뒷면으로 도망가 숨어 있었다 매일 밤마다 밀린 숙제가 잠 끝까지 따라 들어오곤 하였다 붉은 리트머스 종이 위로 가을이 한창 물들어갈 무렵 내 소풍날은 김밥이 터지고 운동회날은 물통이 새고 그래 그날 주먹 같은 모래주머니 마구 던져대던 폭죽 터뜨리기 아아 그때.. 2024. 4. 17. 이전 1 다음 반응형